ㆍ신체적 한계 극복하고 36년대회 이후 첫 우승
ㆍ‘3분41초86’ 기록도 역대 세계3위 해당 대기록


이제 앳된 ‘소년’의 이미지는 없다.

박태환(19·단국대)이 한국 수영의 숙원인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며 ‘영웅’으로 성장했다.

10일 중국 베이징 국립수영센터(워터큐브)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 박태환은 3분41초86의 아시아 신기록 및 올시즌 세계 최고기록을 세우며 1위로 결승판을 찍었다. 막판 무섭게 뒤쫓아온 2위 장린(중국·3분42초44)과 0.58초, 3위 라슨 젠센(미국·3분42초78)과 0.92초 차의 여유로운 우승이었다.

2007년 멜버른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아시아권을 뛰어넘은 박태환은 올림픽 금메달마저 집어삼키며 ‘세계의 별’로 솟구쳐 올랐다.

박태환은 64년 도쿄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이래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한 차례 결승(8강)에 오른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인 한국 수영에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기는 위업도 이뤘다.

또 ‘인종의 벽’을 넘어선 쾌거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힘이 지배하는 현대 수영의 자유형에서 동양인은 서양인을 결코 따라잡을 수 없다는 세계 수영계의 편견을 깬 것이다. 아시아인이 남자자유형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32년 LA올림픽(100m·1500m)과 36년 베를린올림픽(1500m)에서 일본이 3개의 금메달을 딴 이후 72년 만이다.

박태환은 12일 자유형 200m에서 이번 대회 8관왕을 노리는 ‘괴물’ 마이클 펠프스(미국)와 우승 경쟁을 하고, 17일 자유형 1500m에서도 금메달에 도전한다.

비록 이언 소프(호주)가 2002년 수립한 세계기록(3분40초08)에는 못미쳤지만 박태환의 페이스는 초반부터 경쟁자를 압도했다.

전날 예선 3위(3분43초35)로 3번 레인을 배정받은 박태환은 출발 신호와 함께 돌고래처럼 뛰어들어 첫 50m를 4위(54초07)로 통과했다. 2번 레인의 그랜트 해킷(호주)이 100m까지 1위로 나갔지만 박태환은 어느새 2위로 올라서며 급피치를 올렸다.

150m에서 마침내 1위로 나선 박태환은 이후 힘과 스피드로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마지막 턴을 한 350m 지점에서 2위 젠센을 0.7초차로 제친 박태환은 막판 추격전을 펼친 장린을 상반신 차이로 따돌리고 터치 패드를 찍었다.

전광판에 선명히 새겨진 3분41초86. 소프의 2002년 세계기록과 2000년 올림픽기록(3분40초59)에 이은 역대 세계 3위에 해당하는 엄청난 기록이었다.